HOME LOGIN REGISTRATION SITE MAP CONTACT US
  미세먼지, 뇌졸중 등 일으켜 한국인 평균수명 6개월 단축 2019-03-08 13:43
  작성자   admin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엿새째 이어진 지난 5. 서울 연건동 서울대 의대 교수 라운지에서 만난 홍윤철(59) 예방의학과 교수(환경의학연구소장)는 뿌연 창 밖을 보며 이따금 밭은기침을 했다. “요즘은 미세먼지가 좀 심한 듯하다. 전에는 농도가 짙을 때도 길어야 이틀이었는데, 이번엔 오래 간다.” 기침도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미세먼지가 호흡기 뿐 아니라 신체 곳곳, 심지어 뇌에까지 영향을 준다” 며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이 국내에서 한 해 11900여 명에 이른다” 고 밝혔다. 

Q: 기 사망자 수는 어떻게 파악한 건가.

A: “사망자의 생활 지역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비교했다.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처리하면 조기 사망자 수가 나온다. 11900여 명이라는 수치는 논문으로 공식 발표했다. 미세먼지의 영향이 만성적으로 쌓이면 혈관이 약해진다든지 동맥경화가 온다든지 해서 사망을 앞당길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기 사망 원인은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이 47%, 심장 질환 28%, 폐암 20% 등이었다. 한국인 전체 평균 수명은 6개월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단축은 논문에 제시한 수치는 아니고, 별도 계산한 것이다.

 

Q: 폐암은 그렇다 치고, 뇌혈관이나 심장 질환은 미세먼지와 어떤 영향이 있는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A: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화학물질이다. 이게 염증을 유발한다. 폐에서는 기관지염을 일으킨다. 혈관 속에서는 혈전을 만들어 혈액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뇌졸중이나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된다.

 

Q: QQ미세먼지가 뇌 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다른 연구도 있나.

A: “세계보건기구(WHO)는 폐암· 만성 호흡기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정도를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공식 인정한다. 그뿐 아니다. 치매· 우울증 등등 각종 뇌 질환과 상당히 관련이 있다. 우리는 뇌 쪽 연구를 많이 한다. 조기 사망에서 밝힌 뇌졸중 연구도 우리가 세계 최초로 한 거다. 그 뒤 전 세계에서 관련 논문 수천 편이 쏟아졌다. 지금 치매와의 관련성도 연구하고 있다. 아직 논문을 쓰는 단계는 아니다. 외국에서는 미세먼지가 치매와 관련 있다는 통계 조사 논문들이 나왔다.

 

Q: 앞서 우울증도 거론했는데.

A: “국내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장기 조사해 2012년과 2016년에 발표했다. 미세먼지 농도와 우울감 사이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나왔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정신 질환으로 인한 응급 입원이 늘어난다. 미세먼지가 자살 위험을 4배 높인다는 연구(서울대 의대 민경복 교수팀)도 있다.

 

Q: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어떤 과정을 통해 뇌에 영향을 주나.

A: 뇌세포 간의 신경전달 신호를 교란한다고 보고 있다. 세로토닌· 에피네프린·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Q: 치매도 같은 이유인가.

A: “치매는 원인 자체가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 미세먼지를 떠나서도 그렇다는 얘기다. 다만, 치매가 ‘산화 손상’ 이라는 것과 관련성이 높다는 건 알려졌다. 미세먼지도 이 산화 손상을 통해 치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Q: :산화 손상이 뭔지 설명해 달라.

A: “미세먼지 같은 화학물질이 몸속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그걸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반응성 산소가 만들어진다. 이게 몸속 중요한 부분에 붙어 기능을 방해하는 게 산화 손상이다. 미세먼지는 산화 손상을 일으키므로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Q: 미세먼지가 바로 뇌에 들어가지는 않나.

A: “코와 뇌 사이의 뼈에 아주 작은 틈이 있다. 초미세먼지 정도 되면 그 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실제 들어간다는 연구가 유럽 쪽에서 나왔다. 이러면 독성 성분이 뇌에 닿아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Q: 그렇다면 어린이 두뇌 발달도 걱정이다.

A: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저체중 등 성장 장애(스턴팅·stunting)를 일으킨다는 논문이 수백 편이다. 요즘은 뇌 발달 장애를 일으킨다는 ‘브레인 스턴팅’(brain stunting) 얘기로 발전하고 있다.

 

Q: 미세먼지와 뇌에 대한 연구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

A: “국내에서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졌고, 고령화로 치매나 뇌혈관 질환이 늘었다. 여기에 미세먼지라는 요인이 더해지면 위험이 커진다. 관심이 확대되는 게 자연스럽다.

 

Q: 임신부와 태아는 어떤 영향을 받나.

A: 2000년대에 우리가 이미 파악한 바 있다. 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짙은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는 체중이 30g 정도 가벼웠다. 조산도 일으킨다.

 

Q: 갓난아기 몸무게가 3.3~3.4㎏ 정도이니 30g이라면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

A: 30g은 통계적 평균이다. 적은 수이긴 하겠지만, 체중에 큰 영향을 받는 아기들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적으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Q: 10여 년 전에 미세먼지의 문제를 일찌감치 확인했다는 얘기 아닌가. 그때 정부에 대책을 건의 했나.

A: “정부도 인식했다. 그래서 2005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 이 발효됐다. 천연가스(CNG) 버스를 도입하고 한 것 등이 후속 조치였다.

 

Q: 국민 관심은 2010년대 들어서 생긴 것으로 기억한다.

A: 2012 WHO(세계보건기구)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 사망자가 연간 700만 명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에서 관심이 확 쏠렸다. 그런데 그 뒤에 대기 질이 나빠졌다. 2005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법이 발효된 뒤 점점 좋아지다가 2012년 이후로 조금씩 악화했다.

 

Q: 이유가 뭘까.

A: 2012년을 전후해 화력발전이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연평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약간 개선됐다.

 

Q: 국민은 대기 질이 더 나빠졌다고 느낀다.

A: “미세먼지가 고농도인 날이 집중돼서 그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사실 나도 개선됐다는 수치가 잘 믿기지 않는다.

 

Q: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어린이까지 전 국민이 하루에 담배 몇 개비를 피운 꼴’ 이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정말 그렇게 비교할 수 있나.

A: “경유 자동차에서 나오는 물질은 니코틴이 없다는 점만 빼면 담배와 거의 같다. 실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20/㎥ 에서 하루 생활하면 담배 한 개비 피운 꼴이다. 오늘(5)은…, 120~130/㎥까지 됐으니 여섯 개비 이상 피우는 셈이다.

 

Q: 우리나라가 미세먼지 감축 계획을 잘 세워 추진한다고 보나.

A: “환경부는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에서 ‘2024년까지 당초 전망치 대비 45%를 줄이겠다’ 고 했다. 이건 어렵다. 중국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아주 높다면 몰라도, 우리 수준에서 이만큼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우리는 미세먼지의 60%가 중국에서 온다. 그런데 45% 감축이라는 건 그냥 ‘대박을 터뜨리겠다’ 고 목표를 잡은 것이다. 대박 목표가 아니라 정교한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Q: 정부가 놓치고 있는 게 뭔가.

A: “유럽은 진작 장거리 이동 물질 협약(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1983년 발효)을 맺었다. 다른 나라 대기까지 오염시키는 물질은 배출량을 줄이자는 다자 협약이다. 처음엔 산성비의 원인인 황산화물 등에서 시작해 나중에 오존과 미세먼지도 포함했다. 우리도 그런 걸 해야 한다. 적어도 동북아 국가에 아세안까지 포함해 추진해야 한다.

 

Q: 동남아 국가가 나설까. 또 그런다고 중국이 압력을 받겠는가.

A: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미세먼지가 문제다. 베트남은 미얀마 때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다. 이들을 파트너 삼아 다자 협약을 제안해야 한다. 여러 나라가 나서면 중국도 압력을 크게 느낄 것이다.

 

Q: 국내 연구가 미진한 부분은 없나.

A: “미세먼지의 급성 영향은 연구가 크게 부족하다. 미세먼지로 인해 5일 이내에 사망하거나 급성 질환에 걸리는 경우에 대한 것이다. 요즘처럼 농도가 짙을 때 나타나는 특별한 문제는 신경을 못 썼다. 역학조사와 연구가 시급하다.

 

 

Q: 미세먼지가 극성일 때 개인 행동 수칙이 있다면.

A: “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한다. 독성 성분이 많이 빠져나가고 혈류가 개선된다. 또 비타민C가 든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는 게 좋다. 비타민C는 산화 손상을 막아 준다.

 

Q: 야외 활동과 운동량이 줄어 비만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다.

A: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으면 운동을 하는 게 낫다. 유럽에서는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있어도 달리기나 자전거 타는 게 좋다는 연구가 있다. 물론 우리보다 깨끗한 나라들이니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있다’ 는 개념이 다를 거다. 그래도 학교에서 지나치게 체육 활동을 자제하는 건 좀….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건강한 사람이 초미세먼지 50/㎥ 이하일 때 야외에서 운동하는 건 괜찮다고 본다. (국내 기준으로 초미세먼지가 35/㎥ 초과하면 ‘나쁨’ 이다.) 물론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아니다.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85/, 초미세먼지 농도는 131/㎥까지 치솟았다
 


 

홍윤철 교수는…

미세먼지· 환경호르몬 등이 개인 건강과 국민 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환경의학 전문가다. 원래 가정의학을 공부했으나 온산병, 원진레이온 사태 등을 보며 직업· 환경의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온산병은 1980년대 초반 공단에서 나온 오염 물질로 인해 당시 경남 울주군 온산면 주민들이 집단으로 걸린 병이다. 전신 마비 증상 등을 보였다. 원진레이온에서는 독성 가스 때문에 직원 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장애 판정을 받았다. 홍 교수는 서울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장과 조사· 교육활동을 하는 서울대 의대 환경보건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2019.03.08

권혁주 논설위원, 취재지원=이정원 인턴기자
[
출처: 중앙일보] [권혁주의 직격 인터뷰] “미세먼지, 뇌졸중 등 일으켜 한국인 평균수명 6개월 단축” https://news.joins.com/article/23404821

전체 게시물을 봅니다.